[11월25일(월), 산케이 신문]
- 한국 부산에서 25일 한국·동남아 국가 연합(ASEAN) 특별 정상 회의가 개막했다. 문재인 대통령 출범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ASEAN 각국이나 인도와 협력 확대를 노리는 남방 정책의 [중간 결산]으로 규정한다. 주변의 주요국과의 관계가 사사건건 막힌 가운데, [남쪽]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목적이다.
◆일·미·중과 관계 악화의 현실
문 씨는 25일 관련 회의에서 연설하고 [한국은 ASEAN과 친구의 경지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가 된다]라고 호소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태국은 가장 중요한 신 남방 정책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총 9개국 정상과 회담을 추진하고 26일에는 [한·ASEAN 공동 비전 성명]의 채택을 내다봤다.
특별 회의는 한국과 ASEAN의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여 열렸다.
한국은 그동안 [4강]이라고 평가하는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를 축으로 외교를 전개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의존이 높아진 중국에서는 미군의 고고도 방위 미사일(THAAD)의 배치를 둘러싸고 관광이나 연예인의 중국 진출에 사실상의 제한이 가해져 정치적 리스크가 표면화되었다.
동맹국인 미국과도,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교섭이 꼬였고, 일본과는 이른바 징용공(강제징용) 판결이나 수출 관리 엄격화로 관계가 극도로 악화, 4강 편향의 한국 외교 약점이 차례로 드러냈다.
◆북쪽은 [불순한 촌스러움]이라고 일축
그런 가운데 그가 활로를 찾게 하는 것이 지난해 무역 규모가 1,500억 달러(약 165조 원)를 돌파하며 중국에 이어 규모를 차지하는 ASEAN 각국과의 협력 강화다. 관계를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를 목표로 내걸었다.
목적은 경제에 그치지 않는다. ASEAN 국가들은 대체로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고 싱가포르나 베트남은 미-북 정상회담 무대를 제공했다. 남북 화합을 가장 중시하는 문 씨는 25일 연설에서도 [한반도의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이다]라고 강조하며 ASEAN 측에 대북 문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회의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참석을 초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북한은 매체에서 [신 남방 정책 한구석에 북남관계를 끼워 넣으려는 불순한 촌극]이라고 비판.
본래 동남아 정상들을 대접해야 할 자리마저 남북 융화에 이용하려는 자세에는 남한 내에서도 냉소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