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 영화 줄거리 리뷰
아버지의 이름으로 - 북아일랜드 문제를 배경으로, 우직한 아버지와 방탕한 아들의 유대, 원죄와 테러리즘에 대한 분노를 담은 휴먼드라마.
- 아버지의 이름으로(The Name of The Father)는 1993년 개봉한 영국, 아일랜드, 미국 합작 사회 + 휴먼드라마 영화입니다. 아래에서 해당 영화에 대한 이모저모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974년 IRA 잠정파에 의해 실행된 런던 테러사건이자 영국 사법계 사상 최대의 오점으로 꼽히는 [길퍼드 펍 폭파사건(Guildford pub bombings)]과 관련해 억울하게 체포된 아일랜드인 [제리 콘런(Gerard "Gerry" Conlon, 1954~2014)]의 회상기 [Proved Innocent]가 바탕입니다.
제리와 그의 부친이 재심에 대한 오랜 싸움을 짐 셰리던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피트 포슬스웨이트, 엠마 톰슨 등이 출연해 그려진 영화입니다.
해당 아버지의 이름으로 영화는 제66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 남우조연상(피트 포슬스웨이트), 남우조연상(엠마 톰슨), 각색상, 편집상 등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입니다.
1. 아버지의 이름으로 - 줄거리
- 1974년의 북아일랜드. 청년 제리 콘런은 경비대가 장갑차를 가지고 그 지역에 도착하고 폭동이 일어날 때, IRA로 부터 저격병으로 오해받는다.
제리의 아버지 주세페 콘런은 아들을 IRA의 처벌로부터 구해주며, 그의 이모인 앤 맥과이어와 함께 머물기 위해 런던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제리는 [자유로운 사랑과 마약]을 탐험하기 위해 스퀏을 찾았고, 1974년 10월, 제리는 우연히 한 매춘부의 아파트에 들어가 그곳에서 찾은 700파운드를 훔치곤 공원에 앉아 있는 한 남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그 무렵, 런던에서 약 50㎞ 떨어진 길퍼드에서 펍이 2채가 폭파된다. 모처럼 북아일랜드의 친정에 들어간 제리는 이번 폭파를 IRA의 소행으로 지목한 경찰에 용의자로 체포돼 런던으로 끌려간다.
히피 동료 폴과 패디, 캐럴도 체포됐고 테러리스트방지법에 따라 아무런 혐의가 없는데도 이들은 구속됐다. 게다가 제리의 아버지와 일가 역시 체포되었으며, 당국은 엄격한 심문을 거듭했지만 그날 밤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고문이나 다름없는 협박과 폭력에 굴복한 제리와 폴은 백지의 진술서에 서명하였고, 두 사람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아버지 주세페는 1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부자는 같은 교도소에 투옥되는데...
2. 아버지의 이름으로 - 리뷰·감상평
- 아일랜드 출신, 짐 셰리던 감독 특유의 각본·연출과 창창한 오스카급 배우의 호연으로 우직한 아버지와 방탕한 아들의 유대를 축으로, 원죄(冤罪)와 테러리즘에 대한 분노를 그린, 볼만한 사회파 휴먼 드라마가 바로 이 아버지의 이름으로입니다.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을 지향하는 IRA의 조직 내 방향 차이가 가시화되면서 무장투쟁주의자들과 정치적 통일을 지향하는 단체들이 분열되었습니다.
그 전자가 [IRA 잠정파]가 되어 1971년 도입된 치안 당국에 의한 일제 구류나 1972년 발생한 [피의 일요일 사건] 등 영국의 아일랜드 폭력적 억압을 배경으로 규모를 확대, 개신교계 무장조직과 북아일랜드 주둔 영국군 및 북아일랜드 경찰(대부분 개신교)에 게릴라 공격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IRA 잠정파는 전선을 영국 본토로 확대하여 수많은 테러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고, 제리 부자에게 원죄를 씌운 길퍼드 펍 폭파는 그런 흐름 속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무엇보다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제리 부자의 관계입니다.
주세페는 우직한 부모로, 아들 제리가 IRA에 찍히자 IRA에 눈감아 줄 것을 부탁하러 가고 제리를 런던으로 보내는데, 결코 부유한 생활이 아닌데도 아들의 런던 생활비를 걱정합니다.
제리가 체포되자 석방을 탄원하기 위해 런던까지 달려갔고, 본인마저 원죄에 휘말려 투옥되자 옥중에서 꾸준한 민원활동을 시작합니다.
한편, 주인공 제리는 노숙자에게 없는 돈을 베풀어 주는 등 마음씨는 좋은데.. 일정한 직업도 없이 도둑질을 반복하는 능력 없는 젊은이입니다.
옥중에서 아버지가 하는 민원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약에 취해 장난이나 치는 바보 아들입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들만 마냥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가 나온 후 아버지의 이름으로 감독은 영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호된 비판을 받았습니다. 주요 사실과의 차이점은...
- 길퍼드의 4명과 맥과이어 가족은 영화처럼 함께가 아니라 실제로는 분리 재판이 진행되었다.
- 영화의 옥중에서 제리와 친구가 되어, [무고함을 증명하자]라고 주장하는 IRA의 테러리스트와 그가 관련되는 사건은 허구.
- 제리와 아버지 주세페는 형기의 대부분을 다른 감옥에서 보냈고, 영화처럼 한 방에서 지내지 않았다.
- 가레스 피어스 변호사는 생전의 주세페를 만나지 않았다. 그는 재판 준비는 했지만 항소원 법정에 설 자격이 없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의 짐 셰리던 감독은 영국 법조계 최대의 오점으로 꼽히는 이 원죄 사건을 다루면서도, 부자의 유대관계를 축으로 이를 그리면서 해당 사건의 알기 쉬움과 시간 단축을 위해 법적 제도면의 정확성을 희생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공의 테러리스트를 등장시킨 것은 다른 이유일 것입니다.
- 경찰은 원죄임을 알고 있고, 테러리스트는 무죄를 증명할 수 있다고 제리에게 주장하지만 주세페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 테러리스트들은 교도소 내에서 죄수의 지지를 받지만, 간수들을 상대로 테러 사건을 일으키자 죄수들이 떠난다.
즉, 가톨릭인 주세페가 IRA의 테러리즘을 거부하고 또, 죄수들이 테러리스트로부터 멀어지는 모습을 그리면서 강한 반테러리즘의 메시지를 영화에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아일랜드 태생의, 아무래도 완고한 짐 셰리던 감독의 묘사 방식인 것 같습니다.
원제의 In the Name of the Father(성부)의 Father를 신의 뜻을 가지는 God로 치환하면, [신에게 맹세]라고 하는 일반적인 관용구가 됩니다.
짐 셰리던 감독은 아버지의 이름으로가 개봉하던 1990년대, 사람들이 분노해야 할 것은 종교가 아닌 원죄나 테러리즘임을, 말하자면 신에게 맹세하며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종교적 묘사는 적고 부자의 정, 원죄에 대한 분노, 테러리즘에의 분노를 호소하는 이 영화를 보신다면, 그가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메시지를 좀 더 알기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