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십 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사랑,
때로는 잊기 힘든 아름다운 연애의 추억을 지닌 채 인생을 살아가는 일이 있습니다.
미군의 퇴역군인이자 2차대전 참전용사인 KT 로빈스는 사랑에 빠졌던, 당시 24세의 청년.
젊지만 가난했던 그는 인생의 곤경 속에 있었습니다.
1944년 일반병으로 프랑스 북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 브히에 파병된 로빈스는 자닌 가녜라는 처녀와 만납니다.
더러워진 옷을 빨 수 있는 곳이 없냐고 찾던 로빈스에게 가녜의 어머니가 빨래를 제의한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 인연으로 로빈스와 가녜는 금세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만남부터 2개월 후, 로빈스가 소속된 부대의 프랑스 동부 전선 파병 결정으로 가녜와 떨어져 버렸습니다.
[꼭 돌아올게]
로빈스는 가녜에게 약속했고, 무거운 마음을 지닌채 전선으로 향했습니다.
동부전선에서 로빈스가 생사를 건 전투에 임하는 동안, 가녜는 영어를 배우면서
로빈스가 언젠가 데리러 올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로빈스는 미국의 고향으로 귀환, 그리고 곧 아내가 될 여성 릴리안을 만나게 됩니다.
미시시피주에서 공구점을 운영하면서, 2015년 릴리안이 92세로 숨질 때까지 70년간 부부 생활을 보냈습니다.
한편 로빈스의 귀가를 기다렸던 가녜도 1949년, 다른 남성과 결혼하면서 5명의 아이를 얻게 됩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로빈스와 가녜. 결국 두 사랑은 전쟁으로 기약을 알 수 없는 이별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부터 몇십 년이 지나도 로빈스의 마음 깊은 곳에는 항상 가녜와의 추억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만날 일 없는 과거 사랑하던 연인의 사진을 로빈스는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날, 미국 TV 회사에서 2차 세계대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관한 취재를 받은 로빈스는
TV 기자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며 프랑스에 가녜의 가족을 찾으러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가녜가 살아 있다면 90세 이상, 역시 살아 있을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현재 97세의 로빈스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녜의 성명과 사진을 단서로 언론인이 조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판명됩니다.
[가녜는 살아있었고, 지금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론인으로부터 떨리는 소식을 전해 받은 로빈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의해서 두 사람의 재회가 계획되었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 75주년 기념일인 2019년 6월 6일,
로빈스는 가녜가 사는 몽티니레메스를 찾아갔고, 75년을 뛰어넘는 감동의 상봉을 하게 됩니다.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껴안은 로빈스와 가녜.
75년이라는 긴 공백의 세월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랑해, 항상 네가 마음속에 있었어]
로빈스는 계속 간직하던 젊은 날의 가녜의 사진을 보여주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겨우 재회한 것도 잠시, 몇 시간 후.. 헤어지는 시간은 점점 다가옵니다.
이후에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인 로빈스, 이별의 순간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에게 다시 이별을 고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것이었습니다.
조만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로빈스는 가슴이 아려오는 심정으로 차에 올라탑니다.
눈물이 뺨을 적신 작별의 키스를 한 두 사람.
사실은 75년 전의 이 연인들에게 이것이 바로 두 사람의 첫 키스라고 합니다.
[사랑해]
라는 말을 남긴 채, 로빈스와 가녜는 또다시 헤어졌습니다.
전쟁이 맺어준 사랑,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연인들.
서로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젊은 날, 그 누구보다 순수한 사랑을 하였던 연인들의 모습이 비쳐 보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 세상과의 시간이 멈추기 전에,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할 날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