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한국정부 [저점 찍고 회복될 것]>
[11월3일(日), 한겨레 일본어판]
-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단가 하락으로 한국의 수출이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량의 감소가 없고 반도체 가격의 내림세가 완만해진 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타결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내년에는 수출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관세청 통관 기준)이 작년 같은 달보다 14.7% 줄어든 467억 8천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입은 14.6% 줄어든 413억 9천만 달러였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 수지는 53억 9천만 달러로 9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감소 폭(동월 대비 기준)은 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량은 늘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이나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면 올해 연간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 감소 폭이 커진 것은 지난해 10월이 역대 두 번째로 수출 물량이 많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32.1%), 석유 화학(-22.6%), 자동차(-2.3%), 철강(-11.8%), 디스플레이(-22.5%) 등의 수출이 부진했지만 선박(25.7%)이나 컴퓨터(7.7%), 바이오 헬스(7.8%), 화장품(9.2%), 농수산 식품(3.0%) 등 이른바 신성장 품목은 수출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국(-16.9%)과 미국(-8.4%), 일본(-13.8%)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한국과 대립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수출의 감소가 계속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로 인한 영향은 한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수출 부진이 10월에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조금씩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메모리의 가격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주요 품목의 수출량이 증가 경향에 있는 것이 반등의 요소로 들 수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 분쟁의 1단계 협상 타결 가능성과 브렉시트의 시한 연장과 함께 우리가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 회복과 수주 선박 인도의 본격화 등이 뒷받침되면, 내년 제1분기 수출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날 민관합동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수출의 반등을 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무역 금융 60조 원을 투입하고 [수출 계약기반특별보증] 지원을 올해 500억 원에서 내년 2천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금융지원은 8조 2천억 원 규모로 보강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 자동차 등 3대 미래 핵심 산업에 350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민관 합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2개월 연속 소비자 물가의 내림세는 멈췄다. 이날 통계청은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0%라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공개하는 공식 지표로는 제자리걸음이지만, 소수점 셋째 자리가 플러스였다]라고 설명했다. 애초 마이너스의 가능성이 거론된 10월 물가 상승률이 제자리걸음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통계청은 [요즘 태풍과 가을장마로 배추 등 일부 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농산물의 하락 폭이 예상보다 적고 석유류 외 공업 제품에서(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