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카헤티 지방에서 결혼식 날, 신랑의 도착을 기다리는 17세의 아제르바이잔인 소녀. 22세의 결혼 상대는 1개월 전 약혼 신고식에서 처음 만났다>
<부모-자식 대대로 이어지는 관습, 동유럽 조지아에 남아있는 아동 결혼의 현실[세계 여성을 감싸는 어둠]>
[11월4일(월), NGC]
- 동유럽 국가 조지아에선 미성년으로 결혼하는 소녀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실하게 파악되어 있지 않다.
유엔 인구 기금의 기록을 보면 적어도 17%의 소녀가 나라의 법으로 혼인이 인정되는 18세에 이르기 전에 결혼하고 있다고 추측된다. 정확한 기록이 곤란한 이유는 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하고자, 본인이 법정 나이에 이를 때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가족이 많기 때문. 그들은 시골의 모스크나 교회에서 식만 올리고 문화적·종교적으로는 혼인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조지아 출신의 사진 저널리스트인 Daro Sulakauri(1985~) 씨는 불과 12살 때 친구 중 하나가 결혼한 것을 기억한다. [복잡한 마음을 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뭔가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뭔지는 이해하지 못했어요]라고 회고했다.
후에 인권문제 국제단체인 국제인권감시기구(휴먼 라이츠 워치)의 지원금을 받아 조지아의 여성문제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의 기분이 되살아났다. 어려서 결혼해 떠난 반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아동 결혼에 대해 사람들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그러자 작은 마을에서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다. 피로연이 끝날 무렵, 젊은 신부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신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슬퍼서 울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행복해서일까. 내 눈에는 매우 혼란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때, 이 문제를 진심으로 다루고 싶었습니다]
<아자리야 지방에 사는 15살인 마리. 이 나이의 많은 소녀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결혼한다.
마리의 할머니는 이 전통을 후세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13살 나이에 주부, 미래로의 꿈은 영영 닫혔다]
- 유니세프는 아동 결혼을 [아이의 기본적인 권리 침해]라고 규정한다. 조지아는 유럽에서도 아동 결혼 비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몇 세기 전부터 이어져 온 관습으로 특정 지역이나 종교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또, 결혼의 이유는 동네나 집단에 따라 다르나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신랑은 대부분의 경우 신부보다 연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법적 혼인적령인 18세에 이른다. 통상 신랑의 어머니가 맞선의 절차를 갖추지만, Sulakauri 씨는 친구의 소개나 학교,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다고 하는 커플도 만났다. 소녀들이 반드시 강제로 결혼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한 문화적 압박이 있다고 한다.
[흐름에 몸을 맡긴다고 할까? 할머니도, 그리고 어머니도 아주 젊어서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소녀가 많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고 그래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Sulakauri의 사진에 찍히는 사람들은 조지아의 소수민족으로, 종교적 소수파에 속하는 아제르바이잔 사람이다. 그곳에서 만난 어린 신부 중에서도 레일라라는 소녀가 특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레일라는 12살에 결혼하고 남편의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다. 처음에 만났을 때는 여러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장래에 이런저런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타일리스트도 되고 싶다고 했고, 학교도 계속 다니고 싶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얘기했었어요]
1년 후에 레이라와 재회했지만, 그때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13살, 이미 주부로 학교에도 가지 않잖아요. 어떤 의미론 그녀에게 거기서 인생은 끝나버린 것과 같습니다]
<카헤티 지방에 사는 쌍둥이 자매 모니카와 로라의 어머니는 14살에 그녀들을 출산했다>
[조지아에선 성교육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 소녀들의 인생을 영영 바꿔버리는 것은 중도퇴학한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조지아에서는 성교육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중에는 결혼이란 무엇을 동반하는 것인지 결혼식 후까지 이해하지 못한 소녀도 많다. 2010년에 열린 생식 의학의 통계에 따르면 15~19세 기혼 소녀 중 76.6%가 현대적인 피임법을 실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젊은 신부들이 결혼 직후에 임신하고 있다.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몸에는 그것이 여러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Sulakauri 씨는 소녀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많이 달랐습니다. 아이로 있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찍힌 신부들을 위해 어린 시절을 되찾아 줄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 사진들이 다른 소녀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를 Sulakauri 씨는 바라고 있다.
[나의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거기에서 변화가 생겨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지 않을까? 그녀들은 너무 어리지 않을까?'라는 대화가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