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일본 대표, 경기 전 호우에 울다 [전원의 기분이 좌우되었다]>
[11월7일(목), SPORTIVA]
- 승부라는 것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패전이라는 결과는 물론 아쉽기는 하나 어쩔 수 없다. (다만) 문제인 것은 그 패배의 과정이다.
조별리그 탈락의 위험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하던 강호들을, 그것도 2승 1무의 선두로 당당히 이겨낸 팀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세를 어딘가 두고 온 듯한, 참으로 답답한 패배였다.
U-17 월드컵 16강. 일본은 멕시코에 0-2로 지면서 8강 진출은 좌절됐다. 목표로 하고 있던 4강 진출은 고사하고, 이 대회에서의 일본의 과거 최고 성적에 비견되는 8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이다.
[뭔가 이렇게...... 위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던 만큼 충격도 크다]
시합 후,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낸 모리야마 요시로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지난 경기에서 이틀을 쉰 멕시코에 비해, 일본은 3일. 일정상의 어드밴티지가 있었고 조별리그 마지막 세네갈전에서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찬스를 살린 극적인 승리. 일본은 최고의 분위기로 멕시코전을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이렇다. 모리야마 감독이 곤혹스러운 듯 말한다.
[(시합의) 처음 (경기력이) 올라가지 않은 것에, 약간 놀란 부분도 있었다]
지휘관이 그러하듯, 일본은 경기 초반 멕시코에 마음대로 패스를 허용하면서 연거푸 결정적인 위기를 초래했다. 다행히 골키퍼 스즈키 지온이 좋은 세이브로 골을 막았지만, 일본은... [전혀 볼에 (압박을 주러) 다가가질 못했다(모리야마 감독)]
그 원인 중 하나로 캡틴으로 센터백 수비수인 한다 리쿠나 볼 탈취에 뛰어난 볼런치 미드필더인 다나카 사토시가, [수비적인 선수가 오늘은 부상으로 출장할 수 없었던 것이 (이유로) 있었을지 모른다]라는 모리야마 감독.
동시에 경기 직전 경기장을 강타한 악천후가 적지 않게 일본 선수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하이라이트>
경기가 열린 브라질리아는 이날, 햇살이 매우 강하고 30도를 넘는 더위를 겪고 있었다. 경기는 16시 30분 시작으로 아직 더위가 남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면도 있어서 FIFA도 경기 도중에 쿨링 브레이크(무더위 간 휴식)를 마련할 수 있음을 두 팀에 전달했을 정도다.
그런데 경기 직전, 선수 입장의 음악이 장내에 흘러나오기 시작했을 무렵 경기장 상공에 낀 어두운 구름에서 갑자기 양동이를 뒤집은 듯한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호우, 천둥소리, 강풍까지. 순식간에 경기장 위는 시야가 침침할 정도의 거친 날씨를 만났다.
그래도 일본 선수들에게 동요는 없었다(그렇게 보였다). 시합 전의 사진을 찍을 때는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에서 웃은 여유까지 있었다. 경기 직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누구나 항상, 웃는 얼굴로 사진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결과가 나온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고가 선수들의 좋은 의미였던 긴장감을 빼앗아 집중력을 결여시키는 것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모리야마 감독도 [워밍업 때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없었는데, 경기 직전에 폭우가 내리거나 함으로써 평소와 다른 느낌이 되어 버렸다]고 회고한다.
한다를 대신해 캡틴을 맡은 DF 스즈키 카이토가 이야기한다.
[시합은 우리가 전혀 집중이 되지 않아서 (위기순간에) 스즈키가 전부 막아주었다. 그곳에서 실점하지 않고, 우리들의 시간을 낼 수 있었고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나 골을 향한 박력이 부족했다. 우리는 (기회에도) 결정짓지 못하고 상대에게 적은 기회를 줄 수 있었던 것은 수비진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집중을 잘하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2실점 하고 말았다]
물론 수비진만을 탓할 수는 없다.
[20분을 남기고 골로 향할 용기가 생겼다. 거기서부터 결정적인 찬스가 서너 번 있었기 때문에, 한 개라도 넣었더라면 기세가 높아져 갈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모리야마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공격진 또한 리듬을 탈 수 없으며, 팀을 구할 수는 없었다.
<일본 U-17팀 감독, 모리야마 요시로(森山佳郎, 1967~)>
이번 대회 2골의 공격수 와카츠키 야마토는 [업할 때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경기 전의 날씨에 전원의 기분이 좌우되어 버렸다]며 이렇게 말한다.
[전반부터 꽤 실수가 눈에 띄어 평소와 같은 패스 돌리기와 상대를 흔들지 못하고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더 이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맞물려 있지 않았다]
그리고 와카츠키는 눈물을 글썽이며 스트라이커로서의 자책감을 말했다.
[평소처럼 축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가운데, 그래도 우리끼리 말을 걸어서 수정할 수 없었다. 실점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이번 대회는 수비가 무실점으로 계속 잘 해내 주었고 이번에는 모든 선수가 점수를 내서 분위기를 띄워야 할 부분에, 자신에게 몇 차례 기회가 돌아왔는데도 결정하지 못했다. 그 점은 이번 대회 가장 큰 과제이며, 후회가 남는다]
이 팀은 FW 구보 다케후사를 위시한 2년째의 U-17 일본 대표에 비해 선수 개개인을 보면 결코 능력의 높은 재능들이 모였던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팀으로서 싸우는 것이 중요했고, 그곳을 추구해온 결과가 조별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팀의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그것을 대신할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라는 것이기도 하다. 모리야마 감독도 [어느 정도 공을 가질 수 있는 팀이긴 했지만, 마지막 압박을 조금 더 할 수 있는 재능이 있었다면] 이라고 말하며 얼굴을 찌푸린 대로다.
팀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리며 하는 일마다 잘된 것이 3대0으로 승리한 대회 초반 네덜란드전이라면, 이 멕시코전은 약간의 느슨함에서 약간 어긋나기만 한 톱니바퀴가 끝까지 맞물리는 일이 없었던 경기라는 것이다.
물론, 예상외의 악천후는 양 팀에게 있어서 같은 조건이다. 일본만 불이익을 당한 것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승패가 뒤바뀐 보증도 없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조별리그에서는 그토록 기분 좋은 플레이를 계속한 선수들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져 많은 부분에서 쉽게 실수를 범하는 모습을 보여 버린다면 경기 직전의 날씨 격변이 참으로 원망스럽다.
<감독 본인의 책임도 클텐데, 선수 탓 + 날씨 탓...
좀 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