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선박의 86%는 한국에서 제조... 중국 제치고 10월 수주 1위>
[11월12일(화), 조선일보 일본어판]
- 한국의 조선업이 올해 10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86%를 한국이 수주한 것이다. 국제 해사 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2020년부터 시행되기 전부터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의 선종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12일, 영국의 조선 해운 분석기관인 클라크슨 리서치가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10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150만 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 38척)에서 한국은 이 중 129만 CGT(17척)를 수주했다. 전 세계 발주 물량 10척에 8척 이상을 한국이 수주한 것이다. 같은 기간에 중국은 15만 CGT(8척), 일본은 3만 CGT(2척)의 수주에 그쳤다.
한국의 10월 선박 수주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별 수주량이 100만 CGT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의 수주액은 26억 달러로 287% 증가했다. 이는 올해 월별 수주액 중 최고액이다.
한국은 그동안 가격경쟁력에서 열세였고, 수주량에서 중국을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에서 중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액화 천연 가스(LNG)운반선 4척, 초대형 유조선(VLCC)1척, 액화 석유 가스(LPG)운반선 1척을 각각 수주했다.
한국은 올해 1월~10월 누적 수주량도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695만 CGT(161척)를 수주하면서 점유율은 39%였다. 611만 CGT(265척)를 수주한 중국의 점유율은 35%였다. 이어서 일본과 이탈리아가 각각 233만 CGT(139척, 13%), 114만 CGT(15척, 6%)이었다.
누적 수주액은 159억 7,000만 달러로 세계 1위를 지켰다. 한국은 고부가가치의 선종 수주에서 우위에 서며 8월부터 수주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이 136억 7,000만 달러, 이탈리아가 74억 7,000만 달러, 일본은 44억 9,000만 달러였다.
지난달 월말 시점의 전 세계의 수주량은 9월 말보다 96만 CGT(1%) 줄어든 7,454만 CGT였다. 전 세계 발주량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이 2,642만 CGT, 한국이 2,132만 CGT, 일본이 1,191만 CGT, 이탈리아가 417만 CGT였다. 다만 이 기간에 한국의 수주 물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94만 CGT 증가했다. 일본과 중국은 모두 감소했다.
2020년 1월 1일에 IMO의 유황 산화물(Sox)배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의 선종에서 경쟁이 더 커질 전망이다. 규제가 시행되면 선박의 연료에 포함되는 황의 함유량 허용치는 현행 3.5%에서 0.5%로 제한된다. 한국 조선사들은 LNG 유조선과 VLCC 관련 기술력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
한국은 올해 1월~10월의 누계에서 LNG 유조선의 발주량 35척 중 32척, VLCC 21척 중 13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26척 중 16척을 수주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셈이다. 한국이 수주하지 못한 고부가가치 선박은 대부분 중국 일본 등이 자국 기업에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 [아크매틱(북극)LNG2]을 비롯한 카타르,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등의 LNG 프로젝트에 관련한 선박이 발주될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세계의 발주량이 부진하다는 견해도 있다. IMO2020 시행 전후에는 선주들 사이에서 상황 정관의 움직임이 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 연구원은 [IMO2020시행 전에 이미 선주들의 관망세가 나타났으며 2020년 1월 발효 이후에도 약 반년 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실제로 규제의 영향을 확인하고 투자를 할 선주들이 늘면서, 발주 수요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