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 <9월 18일> 1996년 9월 18일 - 북한 잠수함 발견,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성묘객들을 경호하는 군인들을 모습. 공비들이 침투했을 시기에 추석이 겹쳐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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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은 강원도 강릉시 인근에서 한국으로 침투했던 공작원을 회수하러 온 북한의 특수 잠수함(상어급 잠수함)이 좌초, 귀국 수단을 잃은 선원과 공작원 총 26명이 한국 내 도망 및 잠복한 사건이다.

사건은 1996년 9월 18일에 발각되면서 한국 측은 군경을 동원한 소탕 작전을 개시했으며, 1996년 11월 7일에 소탕 작전은 종료되었다. 북측의 피해는 체포 1명, 사살 13명, 집단 자결 11명, 행방불명 1명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의 피해로는 군인 12명(사고사 4명 포함), 경찰관 1명(사고사), 민간인 4명(사고사 1명 포함)으로 총 17명이 숨지고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당국은 좌초한 잠수함에서 RPG-7, M16, AK-47, 대전차 수류탄 등의 화기류와 지도, 정찰용 카메라 등 총 327종 4,012점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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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인근 앞바다에 좌초되어 있던 북한 잠수함의 모습, 최초 발견자는 택시운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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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 임무를 띤 북한 상어급 잠수함은 1996년 9월 13일 새벽에 원산 인근의 해군 기지를 출항하면서 잠망경 심도로 잠수, 스노클만 올리고 몰래 한국을 침범하였다. 잠수함은 군사 분계선을 넘는 과정에는 엔진을 정지한 뒤 스노클을 내리고 배터리에 동력원을 연결, 수심 약 150ｍ를 느리고 은밀하게 월경했다. 그 무렵, 주변 해역에서는 한국 해군의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수중음파탐지기나 대잠 초계기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9월 15일, 잠수함은 강릉시 부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해안에 도착했다. 이곳은 태백산맥이 바다로 접근하는 지형으로 도로가 뻗어 있는데, 인근에는 민가도 드물어서 상륙한 공작원은 곧바로 산속으로 숨어들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잠입 목적으로는 현지 첩보원과의 비밀연락, 군사 시설 정찰이라는 공작 임무를 수행할 공작원 3명을 육지로 상륙시켰다. 그 후, 앞바다로 나가서 잠망경을 통한 해상정찰을 하면서 공작원의 귀환을 기다렸다.

그러나 9월 17일 공작원을 회수하기 위해서 해안으로 접근한 결과, 파도에 떠내려가면서 좌초한다. 잠수함 안에서는 몇 시간 동안 이초 작업을 시행했지만 스크루가 파손되는 바람에 잠수함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함장은 잠수함을 포기, 총원을 이함시켰다. 함장은 폭약을 리모컨에 의한 원격조작으로 폭발시켰고 함 내의 기자재와 기밀문서 등을 폭파 처분하고 증거를 없애려 했으나, 어설프게 처리해서 훗날 잠수함 선체를 포함해 처분하지 못한 수많은 물품이 증거로 압수되었다. 어쨌든 승조원들은 수영해서 해안에 상륙하였고 어쩔 수 없이 인근 산야에 잠복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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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북한 공비들이 잠수함을 버리면서 내부를 폭파했으나 어설프게 처리하는 바람에 수많은 증거품과 잠수함 선체를 고스란히 압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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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비들이 상륙하고 약 2시간 뒤인 9월 18일 새벽, 해변 도로를 주행하던 택시 운전사가 잠수함을 발견·통보했기 때문에 사건은 발각되었다. 발각 1시간 후 한국군은 대(対) 간첩 침투 요령에 따라서 [진돗개 경보]에 근거한 비상 소집(진돗개 1호)을 발령, 강릉시 북부를 중심으로 소탕 작전을 개시한다. 그리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1927~2015)은 다음 날 [무장 게릴라에 의한 용납할 수 없는 무력도발]이라고 단정,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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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결한 무장공비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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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와의 공방]

- 9월 18일: 현장에서 약 20km 떨어진 산중에서, 함장과 정치 장교를 포함한 북한 공작원 11명의 시신이 발견된다. 검시 결과 정치 장교는 청산가리를 음독하고 쓰러진 10명의 목을 토카레프 권총으로 관통시켜 치명상을 입힌 후에, 본인도 청산가리를 음독하고 머리를 관통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 사회를 전율시켰다. 

북한 공작원은 일종의 종교라고도 불리는 주체사상에 따라 세뇌된 이론 무장을 하였고, 마치 조선시대 같이 주자학에 기초한 특이한 사생관(死生観)을 가지고 있었으며 임무 수행을 위해서라면 스스로 목숨도 끊을 뿐만 아니라, 살인까지 마다치 않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2년 후의 속초 잠수정 침투 사건, 2001년 괴선박이 일본 해상 보안청과 대치했던 규슈 남서쪽 해역 공작선 사건에서도 막다른 길에 내몰린 공작원들이 모조리 자결한 것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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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9일: 한국군은 수색 지역 3곳에서 공작원 7명을 사살했다. 그 중 한 곳에서는 부대가 수색을 실시한바, 구멍을 풀과 낙엽으로 가린 비트(비밀아지트)를 파고 숨어 있던 공작원 1명이 선수를 치면서 비트에서 튀어나와 한국군에게 수류탄을 투척하였고 그 폭발의 혼란을 틈타서 도주했지만, 곧 증원 부대에 의한 헬리콥터 수송 작전으로 퇴로가 끊기면서 사살됐다.

또, 단독 행동한 공작원 1명(이광수)이 민가를 방문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서 생포됐다. 체포된 공작원은 원래, 도망 중인 공작원을 원호하기 위해서 국내에 잠입한 공작원 규모를 20명이라고 허위 증언을 했지만, 며칠 후에 당국의 취조관이 소주와 담배 등의 사치품을 주면서 잠수함 내부의 유류품 수량에 대해서 질문하자 26명이라고 사실대로 자백했다. 

그가 애초 20명이라고 진술한 것은 20명 정도가 체포 또는 사망한 시점에서 수색이 중단되었을 것이라 믿어, 그것으로 나머지 공작원이 북한으로 탈출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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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1일: 도주 중인 공작원과의 총격전이 발생하였고, 공작원 2명을 사살했지만 우리 측 군인 1명이 전사한다. 이 사건에서 한국 측 첫 전사자였고, 별도의 건으로 병사 1명이 사망하는 오발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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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이날 새벽, 공작원의 예상 접근 경로로 계산되던 지역에서 잠복하던 한국군 부대가 공작원 2명과 만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총격전 결과 공작원 2명을 사살했지만, 우리 측 병사 2명이 전사했으며 같은 날 민간인이 휘말리는 사건도 발생한다.

수색 지역의 산속에서 버섯 채집을 하던 민간인 1명이 공작원으로 오인한 한국군 병사에 의한 오인 사격으로 사망했는데, 당시 수색 지역 주민에 대해서 밤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야간 외출 금지령과 입산 제한이 발령되고 있었다. 그러나 숨진 민간인은 이를 무시하고 버섯 채집을 하고 있다가 오발된 것으로, 이 오발사고를 통해 수색 지역의 입산 제한이나 야간 외출 금지령의 준수가 더욱 철저해진다. 

더불어서 공작원의 예상 접근 경로로 간주한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외출 금지령을 내려도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고, 해당 주민에게는 피난이 실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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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8일: 공작원 1명이 발견된 뒤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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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9일: 수색 중인 병사가 근처에 숨어 있던 아군을 공작원이라고 오인하면서 사살한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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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일: 수색 중인 경찰관이 공작원으로 오인되어 사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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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9일: 산속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제보를 받고 군과 경찰이 수색했는데, 나이 든 민간인 3명이 산속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것은 당국이 부과한 입산 제한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과 경쟁 없이 양질의 버섯을 확보할 기회라 생각, 버섯을 따기 위해 입산하다가 도주 중인 공작원과 만나면서 사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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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2일: 수색 중인 병사가 근처에 숨어 있던 아군을 공작원이라고 오인하면서 사살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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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약 3주간, 공작원의 행적을 종잡을 수 없게 됐다. 그들은 태백산맥에 있는 별장이나 스키장 등의 무인 시설에서 빈집털이 행위를 반복하면서 생활필수품과 식량을 조달하거나 버섯, 산나물 등의 식물을 채취하여 생명을 유지하였고, 낮에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비트를 파 은신하면서 약 40일 동안 150~200km의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북한 공작원이었던 안명진과 김현희는 [공작원이 비트에 숨어 있지 않았다면, 소탕작전은 이렇게까지 장기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국군은 소탕작전의 목적으로 도주 중인 공작원이 무전기를 소지하고 북한 당국과 교신할 가능성을 고려해서 수색지역에 전자전을 실시해, 무선 전파를 방해했다. 그리고 수색 지역에서는 다수의 확성기를 설치해 투항을 재촉하는 설득을 하거나 전단을 헬리콥터로부터 지상에 살포, 공작원을 살아서 포획하려는 대처도 아울러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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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 군사 분계선으로부터 약 10km 거리까지 도망 온 공작원 2명이 발견되어 군부대와 교전 끝에 사살됐다. 숲 속에서 부대에 포위되면서 절박해진 공작원 2명은 최후의 발악으로, 마구 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 투척을 거듭한 끝에 사살됐다. 그러나 이 대가는 큰 것으로 아군 측 3명이 전사하고 14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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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사살된 공비들의 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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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탕 작전 종료]

- 소탕 작전은 11월 7일 작전 종료를 선언하기까지 49일이 걸렸다. 사살된 공작원의 소지품 카메라에서 현상된 사진에는 유사시 북한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는 다리의 사진이 담겨 있었다. 이것은 공비들이 도피 중인 와중에도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으로, 북한의 특수부대가 가진 능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 증거였다.

남은 공작원 1명은 지금까지 실종으로, 현재까지 이 인물의 행방과 생사 등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 사는 첩보원과 접촉을 했거나, 북한으로 혼자 돌아갔다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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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릉 통일공원에서 전시중인 잠수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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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애초 이 사건과 관련해서 우리 영해에 침투한 원인은 [잠수함의 고장이며, 표류하거나 좌초했기 때문에 긴급 대피로 국내에 상륙했다]고 설명했다. 이 [피난]한 선원들은 [비무장]했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살상한 남측을 오히려 강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 대량의 무기가 압수되었고 해류의 유로 분석에서 표류했다는 주장도 새빨간 거짓임이 명백해지자 같은 해 12월 말, [깊은 유감]을 표명하였고 한국 측도 일단 매듭지었다.

사건의 결과로 노획된 잠수함은 보수를 거쳐서 2001년, 현장 인근인 강릉 안인진리 해안에 개장된 [강릉 통일공원]에서 전시되고 있다. 통일공원에는 사건의 증거물을 전시하는 [안보자료관]이 병설되어 있다.

한편, 한국군은 사건 후 강릉시 주변 지리를 재검토했다. 사람의 눈에 띄지 않고 밀항하기 쉬운 지리적 특성을 가진 현지는 앞으로도 북한의 침투 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 현지의 해안을 펜스로 봉쇄하는 것과 동시에 통일 공원에 인접한 장소는 주변 해역의 경계 감시를 시행하는 경비소를 건설했으며, 현재까지 무장한 육군 병사가 경비소에 상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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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불명된 1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아서 한국에 정착한 이광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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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정찰국 소속 해군 상위(중위에 대응)인 이광수는 북한에 처자가 있으며, 강릉 침투사건 때 척후에 나선 채 동료들과 떨어져 단독행동을 한 그는 나름대로 한국 시민으로 변장했다고 생각하면서 행동했다.

길을 잃은 등산객을 가장하면서 물과 식량을 구하고 민가도 찾았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20년은 더 된 시대착오적 복장으로, 머리카락도 바닷물에 젖은 후 전혀 안 씻은 꾀죄죄한 모습에 의심을 한 주민에 의해서 전화로 경찰에 통보되었다. 그는 북한의 생활 수준밖에 몰랐기 때문에 한국 가정에 전화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에 의해서 체포되었다.

체포 후, 이광수는 모든 것을 자백하였고 사상 전향과 함께 한국으로 귀순하면서 해군 군무관으로 일하게 된다. 그는 북한 해군의 실상을 토대로 한 각종 강습·강연 등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99년에는 새롭게 한국 여성과 결혼하면서 아이까지 두었고 현재는 대학원을 졸업, 정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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