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 33초]는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Jr., 1912~1992)가 1952년에 작곡한 곡의 통칭이다.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많아지면서 피아노곡으로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상식을 뒤엎은 [무음(無音)] 음악이다. 악보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I
TACET
II
TACET
III
TACET
악장을 통하여 침묵을 나타내는 tacet이 전 악장에서 지시되면서, 연주자는 무대에서 악장의 매듭을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퇴장한다. 3악장으로 구성된 사용 악기의 선택과 각 악장의 소요 시간은 연주자의 재량에 맡겨지며 실내악도, 오케스트라도 가능하며 총 소요시간은 이 곡의 제목에 적혀있다. 1952년 8월에 뉴욕주 우드스톡에서 피아니스트 데이빗 투도르(David Eugene Tudor, 1926~1996)가 제1악장을 33초, 제2악장을 2분 40초, 제3악장을 1분 20초로 초연한 총 시간 4분 33초가 제목의 통칭이다. 초연 후에도 드물게 콘서트에서 연주되었고, 몇 종류의 무음 CD도 존재한다.
[4분 33초=273초]라고 본 작품을 절대 영도(-273℃)=무(無)라는 의견도 몇 있지만 정작 케이지 자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없을 무보다는 연주회장 안팎의 각종 잡음, 새소리, 나무들의 흔들리는 소리, 공연장의 웅성거림 등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 초에 케이지가 창시한 우연성의 음악, 불확정성 음악의 가장 극단적인 예다. 우연성의 음악에는 일본의 불교학자인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1870~1966)의 선종 등, 동양 사상의 영향이 있었고 [소리를 자신에게서 해방한다],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고 하는 자세가 있다.
1940년대 어느 날, 존 케이지는 하버드대 무반향실을 찾아 [무음]을 듣고 [두 소리를 들었다,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았다]라고 엔지니어에게 그 말을 하자, 그가 말하길 [높은 쪽은 신경계가 일하는 소리이고, 낮은 쪽은 혈액이 흐르는 소리다] 무음을 체험하려고 들어간 장소에서도 여전히, 소리를 들은 존 케이지는 [내가 죽을 때까지 소리가 있을 것이다. 소리는 나의 죽은 뒤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음악의 장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며 강한 인상을 받았고 [무음의 불가능성]을 느꼈다. 이러한 인식이 그를 [4분 33초]로 이끈 것이다.
엄밀히 [4분 33초]는 무음의 음악으로는 처음이 아니고, 몇 개의 선례가 있다. 다다이즘 운동이 활발했던 1920년대, 체코의 음악가인 1에르빈 슐호프(Erwin Schulhoff, 1894~1942)의 음악작품이 있다. 또, 1897년에 발표된 프랑스 작가인 알퐁스 알라이스(Alphonse Allais, 1854~1905)의 [귀가 불편한 한 위인의 장례를 위해 작곡된 장송행진곡]이라는 몇몇 공백의 소절만이 쓰인 작품이다. 이들은 악보를 바라보며 그곳에 담긴 풍자적, 다다이즘적인 의도를 읽을 목적으로 실제 무음의 공백을 얻어낸다는 케이지의 의도와는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4분 33초를 작곡한 존 케이지>
영국의 작곡가인 마이크 배트(Mike Batt, 1949~)는 The Planets의 앨범 Classical Graffiti에서 프로듀서를 맡았는데, 13번째 트랙에 [A One Minute Silence]이란 트랙을 넣었다. 이는 글자 그대로 1분간의 무음 트랙으로 작곡가 명의를 [Batt/Cage]로 표기하는 바람에 케이지의 악보를 출판하는 클래식 음악 출판사인 [Peters]에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2002년 7월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거기서 마이크 배트가 6 자릿수의 합의금(아마 파운드)을 내는 것으로 원만하게(?) 합의되었다.
- Dadaism: 제1차 세계 대전 중인 191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일어나 1924년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반이성, 반도덕, 반예술을 표방한 예술 사조이자 실존주의, 반문명, 반 전통적인 예술 운동으로 기존의 모든 가치나 질서를 철저히 부정하고 야유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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