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오늘의 역사 : <8월 29일> 1952년 8월 29일 - 존 케이지, <4분 33초> 뉴욕에서 초연

!@#^& 2019. 8. 28. 22:38


- [4분 33초]는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 Jr., 1912~1992)1952년에 작곡한 의 통칭이다.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많아지면서 피아노곡으로 거론되는 경우가 많다. 음악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상식을 뒤엎은 [무음(無音)] 음악이다. 악보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I

TACET

II

TACET

III

TACET


악장을 통하여 침묵을 나타내는 tacet전 악장에서 지시되면서, 연주자무대에서 악장의 매듭을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퇴장한다. 3악장으로 구성된 사용 악기의 선택과 각 악장의 소요 시간은 연주자의 재량에 맡겨지며 실내악도, 오케스트라도 가능하며 총 소요시간은 이 곡의 제목에 적혀있다. 1952년 8월에 뉴욕주 우드스톡에서 피아니스트 데이빗 투도르(David Eugene Tudor, 1926~1996)제1악장33초, 제2악장 2분 40초, 제3악장1분 20초로 초연한 총 시간 4분 33초가 제목의 통칭이다. 초연 후에도 드물게 콘서트에서 연주되었고, 몇 종류의 무음 CD도 존재한다.

[4분 33초=273초]라고 본 작품을 절대 영도(-273℃)=(無)라는 의견도 몇 있지만 정작 케이지 자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없을 무보다는 연주회장 안팎의 각종 잡음, 새소리, 나무들의 흔들리는 소리, 공연장의 웅성거림 등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니스트 Bill Marx(1937~)가 미국 캘리포니아 매캘룸 극장에서 연주한 4분 33초>

1950년대 초에 케이지가 창시한 우연성의 음악, 불확정성 음악의 가장 극단적인 예다. 우연성의 음악에는 일본의 불교학자인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1870~1966)의 선종 등, 동양 사상의 영향이 있었고 [소리를 자신에게서 해방한다],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고 하는 자세가 있다.

1940년대 어느 날, 존 케이지는 하버드대 무반향실을 찾아 [무음]을 듣고 [두 소리를 들었다,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았다]라고 엔지니어에게 그 말을 하자, 그가 말하길 [높은 쪽은 신경계가 일하는 소리이고, 낮은 쪽은 혈액이 흐르는 소리다] 무음체험하려고 들어간 장소에서도 여전히, 소리를 들은 존 케이지는 [내가 죽을 때까지 소리가 있을 것이다. 소리는 나의 죽은 뒤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래서 음악장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며 강한 인상을 받았고 [무음불가능성]을 느꼈다. 이러한 인식이 그를 [4분 33초]로 이끈 것이다.

엄밀히 [4분 33초]는 무음의 음악으로는 처음이 아니고, 몇 개의 선례가 있다. 다다이즘[각주:1] 운동이 활발했던 1920년대, 체코의 음악가인 에르빈 슐호프(Erwin Schulhoff, 1894~1942)의 음악작품이 있다. 또, 1897년에 발표된 프랑스 작가인 알퐁스 알라이스(Alphonse Allais, 1854~1905)[귀가 불편한 한 위인의 장례를 위해 작곡된 장송행진곡]이라는 몇몇 공백소절만이 쓰인 작품이다. 이들은 악보를 바라보며 그곳에 담긴 풍자적, 다다이즘적인 의도를 읽을 목적으로 실제 무음공백을 얻어낸다는 케이지의 의도와는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4분 33초를 작곡한 존 케이지>


영국의 작곡가인 마이크 배트(Mike Batt, 1949~)The Planets의 앨범 Classical Graffiti에서 프로듀서를 맡았는데, 13번째 트랙에 [A One Minute Silence]이란 트랙을 넣었다. 이는 글자 그대로 1분간의 무음 트랙으로 작곡가 명의[Batt/Cage]표기하는 바람에 케이지의 악보출판하는 클래식 음악 출판사 [Peters]에서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2002년 7월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거기서 마이크 배트가 6 자릿수의 합의금(아마 파운드)을 내는 것으로 원만하게(?) 합의되었다.




  1. Dadaism: 제1차 세계 대전 중인 1915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일어나 1924년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반이성, 반도덕, 반예술을 표방한 예술 사조이자 실존주의, 반문명, 반 전통적인 예술 운동으로 기존의 모든 가치나 질서를 철저히 부정하고 야유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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