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으로 들어서면서 포탄을 격발하는 정부군 장갑차의 모습>
- 콜롬비아 대법원 점거 사건(Palace of Justice siege)은 1985년 11월 6일부터 11월 7일까지 콜롬비아에서 일어난 인질극이다.
<사건이 일어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쿤디나마르카 주의 주도이기도 하다>
11월 6일 오전 11시 35분, 수도 보고타의 대법원 겸 법무부 빌딩(정의 궁전)에 좌익 게릴라 조직 [4월 19일 운동1(M-19)]의 무장 게릴라 35명(남자 25명, 여성 10명, 루이스 오테로 사령관)이 침입하면서 경비원 2명을 살해하고 국회의원과 시민, 판사 12명을 포함해서 약 300명을 인질로 잡는다.
M-19는 벨리사리오 베탕쿠르(Belisario Betancur Cuartas, 1923~2018) 당시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평화를 위한 직접 협상]을 요구했으나, 알폰소 레예스(Alfonso Reyes Echandía, 1932~1985) 당시 대법원장의 공격 중지 요청에도 불구하고 정부군은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EE-9 카스카베우(Cascavel) 등을 투입하는 진압 작전을 시작, 약 200명의 인질을 구출하면서 28시간 동안 격렬한 총격전 끝에 대법원을 제압했다.
게릴라 전원을 사살·제압하는 데 성공은 했으나, 이 과정에서 대법원은 불탔고 대법원장과 판사 11명, 시민 60명 그리고 병사 48명을 포함한 합계 115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되었다.
<불타는 대법원 건물>
이 사건의 배경에는 당시 극심한 마약 문제가 있었는데, 콜롬비아 최대 마약 밀매 조직인 메데인 카르텔(Cártel de Medellín)의 보스였던 파블로 에스코바르(Pablo Emilio Escobar Gaviria, 1949~1993)가 미 당국에 자신의 신병 인도를 저지하기 위해, M-19에 대법원장의 암살과 마약 관련 서류의 소각을 의뢰하였고 당시 지도자였던 피사로가 약 230만 달러에 의뢰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법원은 군에 의한 좌익 활동가에 대한 인권침해를 심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혼란을 틈타 군부대에 의한 의도적인 방화나 목격자의 살해를 통한 증거인멸이 행해졌다는 정보도 있다.
사건을 일으킨 M-19는 사건 5년 전인 1980년 2월 27일, 보고타에 주재 중인 도미니카 공화국 대사관을 점거하여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 독립 기념일 축하 파티에 참석한 미국과 이집트 등 각국 대사 52명을 인질로 삼아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는 사건을 일으켰고, 사건으로부터 61일 후 콜롬비아 정부가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범행 그룹은 쿠바로 출국했다.
이 사건은 1975년 8월 일본 적군파2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미국 대사관과 스웨덴 대사관을 점거, 미국 대사들을 인질로 일본 정부에 아사마 산장 사건3으로 구속된 동지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가 초법적 조치로 이에 따른 사건을 참고했다고 한다. 애초 보고타의 일본 대사관을 습격할 계획이었지만, 당시 일본 대사관은 고층 빌딩의 꼭대기에 있어 장기 농성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단층 건물인 도미니카 대사관을 노리는 계획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또한 1996년 12월 17일 발생한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 인질사건에서 범행을 저지른 그룹인 투팍 아마루 혁명 운동4은 M-19의 도미니카 사건을 참고했다고 하니, 어떤 면에서는 극좌끼리 서로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M-19는 1990년 정부와의 평화에 응하면서 무장을 포기하고 합법적인 정당이 됐다.
<대법원 점거 15주년을 상기하면서 대법원 벽에 설치한 280여 개의 의자(2002년)>
이 사건을 계기로 콜롬비아 육군은 도시테러 대책 특수부대(AFEUR)가 창설되었으며, 해당 부대는 해군에도 창설한다.
2010년 6월 9일, 콜롬비아 사법 당국은 당시 육군 대령이었던 루이스 알폰소의 책임을 인정하며 금고 30년을 선고한다. 그리고 2015년 12월 전직 대령과 前 소령에게 40년의 판결을 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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